이직 후 근황

그동안 있었던 일들 정리

마지막 포스팅이 약 6개월 전이다. 내가 워낙에 게으르기도 하고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서 포스팅을 해야겠다 마음만 먹고 하나도 하지 않았다 …

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간략하게 기록해두자.

이직 전 사건들

올해 있었던 이벤트들은 거의 다 이직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여있는 것 같다. 2월에 이직 예정이던 회사에 안 좋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협의가 취소되었고 다시 이직준비. 4월에는 데브매칭과 함께 매일 코테면접협상코테면접협상.. 의 일상을 보냈다

마지막 포스팅이 프로그래머스의 데브매칭 후기 겸 문제 풀이(라기에는 저작권때문에 러프한 접근방법이지만) 포스팅이었는데, 바로 그 매칭에서 정말 많은 오퍼를 받게 되었다. 8개 회사에 동시지원을 했는데, 모두 서류에 합격했고 면접 및 추가적인 테스트 이후 3곳에서 오퍼를 받게 되었다 (너무 많은 곳을 저울질하기에는 스스로가 건방지게 행동하기 싫기도 했고, 앞의 오퍼들이 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조건이어서 4개 회사는 면접 이전에 연락해 취업 프로세스를 중단했다..)

(나머지 한 곳은 면접 경험이 최악이었는데, 면접관의 지각 이후에 시종일관 고압적인 태도로 면접을 봐서 내가 그만뒀다;; 사무실이 서울대학교에 있는 스타트업이었는데 내 전 회사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. 좆소)

데브매칭에서 지원한 기업만 놓고 봤을땐 사실 가고 싶었던 1순위가 프로그래머스였는데, 오퍼도 좋게 들어와서 그냥 고민이 딱히 없었던 것 같다. 이 당시가 개발자 인력난이 절정에 달하던 시기였는데 (겨울이 오기 직전), 그걸 정말 온 몸으로 체감한 것 같다. 다른 회사들에 프로세스 중단 연락을 하는데 몇몇 곳에서 지금 받은 오퍼보다 얼마를 더 줄테니 와달라고 많은 연락을 해주셨다.. (고작 3년차 애기 개발자 하나 뽑는데 ??)

그럼에도 굳이 프로그래머스가 1순위라고 생각했던 이유는

  1. 주 상품이 B2C 서비스다 (들어와서 알게 되었지만 B2B도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) -> 플랫폼 서비스 회사에서 일을 해 보고 싶었다.
  2. 매출이 상당히 잘 나오는 편인데 성장세가 매우 가팔라서 상장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.
  3. 아직 시리즈 A 단계다.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을 받고 싶었고, 시리즈 B 이상의 투자를 받은 회사는 우선순위에서 좀 낮았다.
  4. 전 사원이 재택근무를 한다. 거리두기로 인한 임시 조치가 아니고 정말로 사무실에 자리가 없다. 전사적으로 평생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, 근로계약서에도 근무지는 집 주소로 적는다. 진정한 노마드의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.

이 정도가 있다.

데브매칭 외의 곳에선 거의 동순위로 가고싶었던 곳이 삼성전자 리서치였다. 그리고 4월 중에 서류 발표가 났는데 붙어버렸다. ;;

코테야 워낙 자신있는 편이고 면접도 잘 볼 자신이 있었기에 정말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 같다.

근데 나는 군인 신분이라 이직은 복무 중에 딱 한 번밖에 못하는데다가 전 회사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너무 무의미하고 싫었기에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어서 프로그래머스로 가기로 마음먹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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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이직을 했다.

이직 후

첫 프로젝트

행운이 따라주었는지, 입사동기 한명, 시니어 개발자 한명과 함께 온보딩 겸 새 프로젝트의 백엔드 개발을 하게 되었다. 레거시 없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개발이라 너무 마음에 들었고, 주제도 마음에 들었다.

난 장고가 첫 경험이었기에 초기에 많이 헤맸고 또 행운인지 내 사수가 너무 잘 이끌어주어서 3~4개월동안 장고에 꽤 익숙해졌다.

9월 초에 성공적으로 새 서비스를 출시했고(놀라운 장고의 생산성;;;;;), 영업도 잘 되어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아가는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다. 특히 밑에 또 적겠지만 내가 처음 기대하던 것 이상의 기술 활용을 경험해서 스스로 많은 배움과 성장이 있었다고 느껴졌다.

https://certi.programmers.co.kr/

(3개월만에 만들고 출시한 서비스. 사실 대부분 기능을 이미 존재하는 프로그래머스의 시험 페이지와 연동해두어서 실제 개발 범위는 크지 않았다.)

첫 프로젝트 이후

이제야 좀 장고에 익숙해져서 막 사이드 프로젝트도 하고 two scoos of django도 다 읽어가는 와중에 사업부 단위의 큰 조직개편이 이루어졌다.

특히 내 팀은 더이상 3명씩이나 되는 백엔드 개발자를 필요로 하지 않았기에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고 나는 프로그래머스의 시험 응시 기능 관련 작업을 하게 되었다. (더 자세히는 말 하면 안 될 것 같고..)

중요한 것은 이 프로젝트는 Ruby on Rails 기반이라 앞으로는 장고를 쓸 수 없다는 것과, 새로 온보딩을 해야 한다는 것(!!!)이다.

이제 겨우 입사 4개월 되고 프로젝트에 익숙해지자마자 새로 내던져진 기분이라 처음엔 좀 싱숭생숭했는데, 생각해보니 나한테는 너무 좋은 성장 기회라 이젠 즐기고 있다. (특히, 어마어마한 트래픽을 소화하는 서비스인데다가 우리 회사에 돈 제일 많이 벌어오는 기능이라서 더 재밌는 것 같다. 뭐든 돈이 걸려야 재밌다. 많이 걸면 더 재밌다.)

하여튼 지금은 새로 투입된 프로젝트의 온보딩 중이다. 당분간 사고 많이 치겠지 ..

병무청 이슈 :(

프로그래머스의 최대 장점인 재택근무를 6월부터 할 수 없게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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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이 도대체 재택근무를 하면 안 될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지만.. 그냥 이해하기를 포기했다.

23년 2월에 복무만료라서 3월부터 다시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