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문연구요원 기초군사훈련 후기 (코로나 ver)

21년도 3월.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 후기

현재 나는 병역특례인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중임

20년도 2월에 석사 졸업 이후 바로 복무를 시작했으니 23년도 2월까지는 병역지정업체에서 일해야 하는데, 이 기간 중 3주는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러 훈련소에 입소해야 한다.

일반적인 경우 전문연 시작 후 6개월 이내에 훈련소를 빠르게 다녀오는데 나같은 경우는 2가지 이유로 일정을 미뤄왔음

  1. 입소일자는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데 (선착순) 선택 시작은 1월이다. 이미 좋은 입소일은 모두 다른 전문연들에게 빼앗긴 상황..
  2. 20년도 6월을 기점으로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아 시작했는데 이에 차칠이 생길 것 같은 우려

그렇게 21년도 본인선택을 하려고 기다리던 중 3월로 강제배정..(오랫동안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배정됨) 되어서 그대로 입소…

그런 고로 훈련소 후기와 개인적으로 필요하다 생각되는 준비물을 정리해보려 한다.

입소 전 알아야 할 사항

인터넷에 온갖 키워드로 찾아보고 정보를 모았음. 이후 직접 경험한 것과 합쳐서 중요한 것만 최종적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.

  1. 코로나 때문에 입소 후 11일간 격리를 함 (목요일 입소 후 다음 주 일요일까지 격리) -> 격리기간동안 세면,양치,샤워 등 일절 불가능
  2. 각 훈련 별로 합격, 불합격 등 기준이 있는데, 아무 의미 없음. 전부 불합격해도 시간만 지나면 수료된다.
  3. 겨우 3주라고 대충 가지 말고 친구한테 인편 써달라고 하자 (그냥 인터넷뉴스 복붙이라도 좋으니까)
  4. 격리기간동안 읽겠다고 너무 어려운 책 가져가지 말자 (무조건 소설책 챙기자)

준비물

챙기지 않아도 되는 것

물병, 수건, 칫솔, 치약

  • 모두 보급됨. 물병의 경우 생수 500ml 28개.

챙기면 좋은 것

라이트펜

  • 없으면 빌리면 됨

나라사랑카드

  • 없어도 됨

여분 속옷

  • 2개 보급해주긴 하는데 격리기간동안 세탁 못함..
  • 양말은 필요없음. 격리기간엔 신을 일이 없고 이후엔 보급품 쓰면 됨

샴푸, 바디워시

  • 격리기간 이후 샤워할 때 보급해주는 비누만으로 씻어도 상관없다면 챙기지 않아도 됨
  • 챙긴다면 꼭 작은 통에 소분해서 챙기자. 퇴소시에 버리고 올 수 있도록.

꼭 챙겨야 하는 것

신분증

선크림

  • 살 태우기 싫으면 훈련시 꼭 바르자

팔꿈치보호대 / 무릎보호대

  • 나는 보호대 썼는데 훈련 끝날 때 쯤 보호대가 다 찢어짐.. 꼭 챙기자

물티슈

  • 격리기간동안은 최악의 위생상태를 경험하게 됨. 보급품에는 물티슈가 없거나 매우 작은 것 하나만 있을테니 꼭 챙기길 바람.
  • 나는 이마트 물티슈 2통 챙겨갔는데도 모자랐음. 이니스프리 클렌징티슈 챙기면 매우 굿

일회용 칫솔

  • 한번 쓰고 버릴 칫솔. 이유는 아래 팁에서 설명

  • 위의 모든 준비물은 모두 훈련소에서만 쓰일 일회용품이라 생각하는게 좋음.
  • 귀가할 땐 A급 군복부터 자잘한 잡템으로 인해 짐이 매우 많아질테니 훈련소 마지막날 밤에 모두 버리기 추천
  •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양치가 불가능함
    • 애초에 화장실 앞에서 분대장이 감시중이고 세면장은 화장실과 떨어져 있음
    • 몰래양치 방법
      1. 생활관 내에서 일회용 칫솔과 생수로 양치
      2. 양칫물은 빈 생수통에 뱉고, 일회용 칫솔은 쓰레기통에 버린 뒤 다른 쓰레기로 덮음
      3. 양칫물이 들어있는 생수통은 관물대 위에 있는 군장 뒤 공간에 숨김
      4. 이후 잔반통에 부어서 버리면 됨
    • 일회용 칫솔 꼭 들고가자..
  • 훈련기간동안 문자,카톡 수신을 위해서 pc카톡을 켜놓으면 좋음. (휴대폰 꺼져있는 동안은 카톡이 안옴..)
  • 카톡과 같은 매커니즘으로 문자도 있는데, 수신하고 싶다면 휴대폰 제출시 초절전모드로 하고 보조배터리에 연결한 채로 제출하는 것을 추천

기타

  • 밥이 매우 부실함. 정확하게는 반찬이…
  • 복도에 걸린 안내문 상으로는 1식에 배정된 예산은 2800원 정도라고 하는데 중간에 남겨먹어서 절대로 아니고, 약 800~1300원 추정.
  • 국은 빨간국, 하얀국, 갈색국 번갈아가면서 나옴
  • 국방부에서 제공하는 API를 이용해서 훈련소 식단을 출력할 수 있는데, 나는 뽑아서 갔는데 생활관 벽에 메뉴판이 있었음..
    • 참고로 출력 시 날짜순으로 나와야 하는데, ‘1일,11일,12일…19일,2일,20일,21일…29일,3일,30일’ 순으로 출력됨.
    • key값인 date의 자료형이 datetime이 아닌 string인 듯 ㅋㅋ

총평

  • 요즘 많이 나아졌다고들 하는데 여전히 부조리의 정점인 단체… 그냥 3주짜리 감옥 체험.
  • 스스로가 잘 대비해야 수감생활동안 짐승처럼 살지 않을 수 있음
  • 훈련소 다녀오니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뀐 듯

생각나는 대로 추가하겠음